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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적 18세 - 김선욱

미뉴엣♡ 2015. 7. 15. 18:47
[본문스크랩]    '문제적 18세' 피아니스트 김선욱    2006/09/01 17:29

 

  

 

 

고교 3학년때일이다. 월요 애국조회가 끝난 뒤, 여느 때처럼 복도 끝 화장실에서 담배를 꺼내물었다. 연기를 허공에 한창이나 날려보내고 있는데, 그 연기 사이로 체육 선생님의 얼굴이 보였다. ‘X됐다.’

 

미처 끌 여유도 없이 선생님의 주먹이 날아왔다. 엉겁결에 선생님의 팔을 감히(!) 잡고 말았다. “선생님, 말로 하시면 안될까요.” 반항이라기보다는 두려움 때문에 나온 말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곧 후회하고 말았다.

 

조회가 끝난 뒤, 선생님들이 모여서 별도의 회의를 한다는 건 그때 처음 알았다. 그 교무실 한구석으로 끌려가서 선생님들께 공평하게 한대씩, 합쳐서 수십여대를 얻어맞았다. 학교 교칙상 당연히 ‘유기 정학’ 처분을 받아야했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졸업이 얼마 남지 않은 2학기 중순이었다. 1주일간 교무실 화장실 청소와 반성문 제출이라는 근신 처분으로 막 내렸다. 그 뒤로는 담배를 끊겠다고 생각해본 적도 없다.

 

나는 아티스트를 도덕적 잣대로 재단할 위치에 있지 않다. 다만 그것을 전하는 위치에 있을 뿐이다. 몇몇 구절을 넣을까 말까 수십여차례는 고민했다. 내가 그를 '꼬맹이'가 아니라 '아티스트'로 바라보고 있다면 큰 결례는 아닐 수 있겠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다음 번에 김선욱군을 만나면, 10여년전 내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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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년, ‘괴물’이다.
 
만 18세 피아니스트 김선욱군.
 
중3때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응시해서 이듬해 입학했으니, 고교 1학년부터 대학을 다닌 셈이다.
 
지난해 세계적 권위의 클라라 하스킬 국제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하며 이름을 알렸다.
 
엄연히 ‘청소년보호법’상 보호 대상이지만, 주량은 소주 2병에 하루 담배 1갑을 피우는 애연가이기도 하다.

 

30일 피아노 리사이틀에서 슈베르트의 ‘방랑자 환상곡’ C장조, 라흐마니노프의 ‘코렐리 주제에 의한 변주곡’, 스크리아빈 피아노 소나타 4번, 벤저민 브리튼의 ‘밤의 소품’,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번, 리스트 소나타 b단조까지 건반을 어지럽게 ‘종횡무진’한다.

 

휴식 시간만 2차례, 연주 시간만 120분에 이르는 ‘마라톤 연주회’다. ‘야심만만’한 피아노 소년은 “스무살이 되기 전에 나 자신을 총점검하고 싶었다. 어릴 적부터 품고 있는 꿈은 베를린 필하모닉을 지휘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30일 오후 7시30분 세종체임버홀. 2만~4만원. (02)399-1114

 

 

김성현 기자<조선일보-블로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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