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풀따기 ♣♥●
우리집 뒷산에는 풀이 푸르고
숲 사이 시냇물, 모래바닥은
파아란 풀 그림자, 떠서 흘러요
그리운 우리 님은 어디 계신고
날마다 피어나는 우리님 생각
날마다 뒷 산에 홀로 앉아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져요
흘러가는 시내의 물에 흘러서
내어던진 풀잎은 옅게 떠갈 제
물살이 헤적헤적 품을 헤쳐요
그리운 우리님은 어디 계신고
가여운 이내 속을 둘 곳 없어서
날마다 풀을 따서 물에 던지고
흘러가는 잎이나 맘해 보아요.
● 김소월(1902~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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